
어떤 사람의 삶에서 어느 한 시기를 올바로 평가하려면, 그 시기를 그가 성장하여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는 과정—혹은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과정의 한 장으로 보아야 합니다.
하늘에서 사다리가 내려와 하나님의 사랑을 야곱에게 전해 주었던 벧엘의 야곱을 생각해 봅시다. 어떤 이들은 벧엘에서 한 야곱의 서원이 이기적이고 이해타산적이었다고 비판합니다. 하나님께서 야곱을 위해 이렇게 해 주신다면, 야곱도 하나님을 위해 이렇게 하겠다는 것입니다!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는 아브라함의 너그러운 신뢰로 자신을 하나님께 맡기는 편이 얼마나 더 고귀하겠습니까!
그러나 벧엘에서 야곱은 영적 삶의 바로 첫머리에 있었습니다. 그는 그 삶의 마지막까지 자신의 모습을 빚어 갈 환상을 막 처음으로 엿보았을 뿐이었습니다. 그는 본래 자신을 온전히 내어 맡기는 경지에 이르지 못했습니다. 그는 자신에게 다가온 상황을 솔직하게 말하고, 그에게 특유했던 실용적이고 소박한 방식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.
그러나 얍복에서 야곱은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. 다시금 신적인 능력과 임재가 그의 삶에 찾아왔지만, 이번에는 그들과 거래할 것이 없었습니다. 그는 자신의 안전이나 재산의 보전이나 형의 분노를 누그러뜨려 달라고 구하지 않았습니다. 하나님께서 베푸실 수 있는 복만을 구하고, 그 복이 어떤 모습이 될지, 어떤 의미를 지닐지는 하나님께서 정하시도록 맡겼습니다. 이제 그는 거래하지 않고 신뢰하며 경배합니다. 바로 그때 그의 옛 이름인 야곱, 곧 ‘속이는 자’라는 이름은 더 이상 그에게 어울리지 않게 되었고, 그는 “하나님의 군왕”이라는 뜻의 이스라엘이 되었습니다.

이처럼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이끄십니다.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를 좁고 이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던 데서, 하나님의 모든 선물 가운데 우리 안에서 기뻐하시는 하나님의 기쁨을 드러내고 우리가 하나님 안에서 기뻐하도록 돕는 그 복만을 구하는 순간으로 이끄십니다.


